중동 에너지 공급 불안정이 유럽 경제 회복에 미치는 영향
중동 지역은 전통적으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핵심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은 글로벌 석유 가격을 좌우하며, 이는 곧 유럽의 에너지 수급 안정성에도 직결됩니다. 2025년 현재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중국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여전히 취약한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중동발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은 유럽의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첫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는 유가 변동성을 크게 확대합니다. 최근 걸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상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부상했습니다. 해당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루트로, 운송 중단 시 유가가 급등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2025년 초, 특정 해역에서 소규모 무장 충돌 징후가 포착되자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5~7달러 상승하며 유럽 내 에너지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둘째, 에너지 비용 상승은 산업 생산과 소비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을 꾀하고 있으나, 전력·난방·운송 분야에서 차지하는 에너지 비용 비중이 평균 12%에 달합니다.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비가 올라가며, 이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집니다. 또한 가정용 에너지 요금 인상은 가처분 소득을 축소시켜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하면 EU 소비 지출이 평균 0.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셋째, 에너지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합니다. 유럽연합은 ‘REPowerEU’ 전략을 통해 에너지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EU 전체 에너지 믹스의 45%로 높이고, 수소 등 신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중동산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워, 전략 비축유 활용 및 긴급 수입선 다변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럽 경제 회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 혁신과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산업체의 에너지 절감 기술 도입, 스마트 그리드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보급 확대, 전기차 전환 가속화 등을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중동발 에너지 불안정성을 어느 정도 흡수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